애니추천 아수라 - 인간의 본성에 대해애니추천 아수라 - 인간의 본성에 대해

Posted at 2013. 12. 18. 22:03 | Posted in 카테고리 없음

 


애니추천 아수라 - 인간의 본성에 대해

 

 

 

 

 

 

감기에 걸려 할 일없던 주말 저녁시간. 친구를 만나 술을 먹는다던지

신나게 몸뚱이를 굴려가며 논다던지 무언가를 하지 않고 오랜만에 정적인 시간을 보내던 중에 여유라는 기분이 들때면 어김없이 "영화 한 편" 이 생각나는 때였다. 이곳 저곳 뒤적여 보다가 이미 영화관에서 섭렵한 영화들만 주구장창 쏟아져 나올 뿐 마땅히 볼 게 없어 방황하던 중에 애니메이션이나 한 편 보자는 강한 이끌림에 극장판으로 된 애니를 찾아보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찾아낸 애니 "아수라".

 

뭔가 그림체가 암울하여 썩 내키지는 않았으나 후기를 둘러본 결과 흔치 않게 상당히 좋은 평가를 받고 있던 터라 호기심이 생겨나 자리를 잡고 감상을 시작하였다. 화재와 가뭄으로 인하여 굶어죽는 사람이 생겨나 인육을 먹는 상황까지 놓인 어느 마을에서 태어난 가엾은 어린 아이의 이야기였다. 배고픔을 이기지 못한 어미에게서 버림받은 가엾은 아이, 끈질긴 생명력으로 고된 시간의 흐름을 버티고 버텨낸 강인한 아이!

 

 

 

 

불에 그을려 보기 흉한 몰골을 하고 있지만 자세히 보면 귀엽기 그지 없다. 마치 혜민 스님의 책에서처럼 오래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라는 문구를 생각나게 하는 아이이다. 이 아이는 마을사람들에게 요괴로 불리운다. 이런 환난의 시대에 태어나 챙겨줄 사람이 아무도 없었기에 말도 할 줄 몰랐으며 사람을 잡아 먹는 괴물같은 아이로 자라나 있었다. (근데 싸움을 어쩜 그리 잘하는지)

 

 

 

 

사람이길 포기하고...아니..자신이 인간인지 짐승인지조차 자각하지 못한 채 그저 살기 위해 살아있는 것을 보면 닥치는대로 공격을하고 먹기 시작한다. 머지않아서 그의 인생을 바꿔 줄 두 명의 참다운 사람을 만나게 된다. 첫 번째로 그에게 인성을 심어주는 고승이다. 이 고승은 요괴와 같던 아이를 사람으로 만들어 준다. 두번째는 그에게 사랑을 일깨워 준 마을의 여자아이.

 

 

 

 

고승은 그에게 사냥이 아닌 일용할 양식을 챙겨주며 무엇이든 죽이는 것만이 능사가 아님을 알려주려 한다. 그에게 처음으로 불교의 말을 배우며 첫 말을 떼기도 한다. 이 아이를 잘 챙기고 보살펴주어 사람답게 만들어주기를 바랬지만 고승은 주인공의 인생에 간섭을 하지 않고 각자의 갈 길을 떠난다.

 

 

 

 

사람을 죽이고 쫓기던 중 절벽에 떨어져 기절한 사이에 자신을 돌봐준 여자아이를 만나는데 주인공은 이 여자아이에게 이전에 느끼지 못했던 포근함과 애정을 느끼게 된다. 그녀를 뒤에서 졸졸 따라다니고 한시도 놓치지 않으려 하지만 이미 마을에서 눈 밖에 난 주인공을 마음대로 보러 올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하물며 이미 여자의 마음속에는 정인으로 생각하는 남자가 있었으니...

 

 

 

 

순간의 질투심에 이성을 잃은 주인공은 남자를 해하려하고 이런 모습에 실망한 여자는 주인공을 매몰차게 몰아낸다. 절망스러운 기분에 떨어져 지내지만 이내..마을에 큰 홍수가 찾아와 그나마 겨우겨우 먹고 살던 천민들의 식량줄이 끊기고 만다. 사람들은 기근에 시달리고 여자아이 역시 굶어죽을 지경에 이르게 된다. 이 모습을 보고 주인공이 말을 죽여 고기를 가져다 주지만 여자는 분명 사람을 해하고 가져온 고기라고 생각하여 매몰차게 뿌리치며 먹지 않으려고 한다.

 

 

 

주인공은 애타게 말한다. "먹지 않으면 죽어". 그래도 끝까지 믿지않으며 고기를 먹지 않고 버티는 여자는 피골이 상접하다. 마을 지주의 아들을 죽인 주인공은 마을사람들에게 발각되고 지주는 주인공을 죽이면 1년치의 쌀을 주겠노라고 공언한다. 기근에 시달리던 마을사람들은 이 말을 듣고는 눈을 희번득거리면서 주인공을 죽이기위해 좀비처럼 그를 쫓아다닌다.

 

 

 

 

여기서 이 작품이 주고자 하는 메세지들이 서서히 드러난다. 과연 인간이란, 살기위해 본능적으로 살생을 한 것이 나쁜 것인가. 아니면 이성을 가진 인간들이 살인을 하는 것이 나쁜 것인가. 심오한 질문을 생각하게 만든다. 주인공은 애초부터 그것이 나쁜 짓인지도 모른 채 오로지 살기위해 짐승처럼 사냥을 하고 다녔다. 마을 사람들은 그를 괴물 보듯 했지만 요괴라고 부르고 다녔던 그들은 1년치의 쌀을 받기위해 살생을 저지르려 하고 있다. 무엇이 나쁘고 옳은 것인가. 라는 질문을 던진다.

 

 

 

 

아주아주 자연스럽게 눈치재치 못할 정도로 물 흐르듯이 심오한 주제를 던진답시고 재미를 방해하지도 않으면서 이런 질문을 던지고 있다 이 작품은. 상당히 오랜만에 본 애니메이션인데 이런 수작을 만날 수 있어서 보람된 선택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가엾은 주인공...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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